와인 서적과 각종 와인 정보의 디지털화가 절실

얼마 전에 한국와인협회 김준철 회장님에게 의뢰를 받았습니다. 와인핸드북이라는 368페이지의 소책자로 와인에 대한 각종 정보를 알파벳 형태로 되어 있는 책자를 어떻게 하면 디지털화 할 수 있겠느냐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 한국와인협회 김준철 회장님의 와인핸드북 서적

처음 드는 생각은 디지털 사전으로 만들면 좋겠고, 가능하면 그 형태를 계속 '수정이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아직까지도 ‘손에 잡히는' 책이 편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검색 가능 여부 그리고 들고 다닐 수 있는 책 숫자의 한계라던가 하는 것을 생각하면 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전자책(eBook) 형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라던가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에서 찾아볼 수 있으면 더욱 좋겠죠.

또한, 이렇게 전자책 형태 이외에도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과 같은 형태도 제공하고, 사용자 참여형태도 포함해서 언제든지 수정을 할 수 있는 형태가 가장 좋습니다. 그 모습의 끝은 역시 위키피디아 같은 형태가 제일 좋겠지요. 즉, 사용자 참여가 가능한 형태로 말이죠.

▲ 네이버 와인 사전. 해당 서적을 온라인에서 검색 가능한 형태로 변환했다.
▲ 위키피디아 샤블리 정보. 사용자가 얼마든지 해당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인 디지털화가 필요

앞서 살펴본 내용처럼 와인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들이 아직까지는 많이 서적의 형태로만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찾으려고 하면 품절내지는 절판이 되어 그 내용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중고 책을 구하거나 그나마 PDF 형태로 전자책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완전한 디지털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렵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샤블리 지역의 그랑 크뤼나 프리미에 크뤼를 모두 알고 계십니까?  아마 대략 이러한 것들이 있다고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이걸 실제로 정리하고 있는 데이터는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신지요?

그러나 막상 그 이름을 다 기억하거나 정리가 되어 있는 책이나 이러한 것을 찾으려면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그랑 크뤼는 7개 정도로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프리미에 크뤼는 약 40개 정도로 규정이 변동됨에 따라 그 부분 역시 바뀌는데 그 이름이 무엇이고, 그 이름이 ‘한글로 어떻게 읽는지'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 정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준비 중인 서비스를 위해서 이러한 데이터를 찾는데 대부분의 책과 내용이 대략 이렇다 정도만 제시하고 아주 디테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더군요. 그래서 해당 단어와 ‘와인'이라는 단어를 바탕으로 Google에서 검색을 하면 항상 아래와 같은 2곳이 나타나더군요.

  1. Cave de  Maeng & Bar10The의 술 이야기 (https://aligalsa.tistory.com/)
  2. 와인쟁이 부부(https://m.post.naver.com/my.nhn?memberNo=4244251)

 

▲ 와인부부의 와인여행 블로그. 각종 와인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 카브드맹의 와인 정보. 흔하지 않은 정보까지 잘 정리해놓고 있다.

그나마 이 2개의 사이트가 있어서 필자가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 관련해서 많은 ‘한글 번역' 단어들을 접할 수 있어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러한 것은 두 개의 블로그가 모두 다 '검색 가능'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모든 와인 데이터는 ‘검색 가능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

와인 시음회를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해당 와인에 대한 설명 자료입니다. 대부분 이런 자료는 수입사에서 와이너리에게서 데이터를 받아서 번역한 후 PDF나 PPT 등의 형태로 만들어서 ‘출력'해서 배포합니다.

▲ 일반적인 수입사가 와인 정보를 관리하는 방식. PDF로 만들어서 출력해서 배포하는 것이 일반적임.

이러한 부분이 종이 형태 조금 더 나아가 PDF나 Excel/PPT 등과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인터넷을 통한 검색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야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PDF나 Excel 등의 형태로 잘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아래 그림은 여러분들이 사용하고 있는 웹, 즉 월드 와이드 웹 이라고 하는 일명 WWW를 만든 인터넷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가 작성한 내용으로 오픈 데이터의 형태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가진다고 이야기합니다.

▲ 문서의 오픈 정도에 따른 단계별 설명.

(출처) http://lod.seoul.go.kr/home/guide/Easy_Guide_about_LinkedOpenData.pdf

  1. 1단계 OL: On-Line. 온라인 상에서 활용 가능한 상태. 대표적으로 PDF.
  2. 2단계 RE: machine Readable.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상태. 대표적으로 Excel.
  3. 3단계 OF: Open Format. 개방형 데이터 형태. 대표적으로 CSV.
  4. 4단계 URI: Uniform Resource Indicator 로 개체를 식별함. 일반적인 인터넷.
  5. 5단계 LD: Linked Data. 데이터가 서로 의미를 가지면서 연결됨.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인터넷.

우리는 이러한 5단계를 ‘동시에' 접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는 공존한다고 하는 말처럼 실제로 우리는 어느 곳에서는 1단계의 PDF를, 어느 곳에서는 5단계 예시 중의 하나인 데이터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소위 ‘AI 스피커’를 통한 지식그래프 등의 기술을 이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1단계의 PDF와 2단계의 Excel 데이터 그리고 일부 웹사이트 등을 통해서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비단 와인 업계에서만의 문제가 아니긴 합니다만, 현재 와인 업계는 아직 오프라인 책에 머물고 있어서 1단계도 못 와 있는 상태입니다. 가능하면 이 책들에게 ‘영원’을 부여하기 위해서 PDF나 ePub 등으로 변환해서 디지털화를 실현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이상적인 부분은 출판사와 협의해서 이러한 부분을 네이버 등과 같은 포털에 판매를 하시거나 공개를 하시길 권장합니다. 후배들이 이러한 데이터를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와인 수입사와 소매점에서는 아직까지도 PDF나 Excel로 그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나중에 인터넷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블로그나 카페가 아닌 웹 사이트를 갖춰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이 이야기는 추후에 한번 더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인 정보의 비대칭은 IT를 통해서 해결

정보의 비대칭. 정보의 비대칭은 ‘경제학에서 시장에서의 각 거래 주체가 보유한 정보에 차이가 있을 때, 그 불균등한 정보 구조’를 말하는데 외부인으로서 이 부분에 절실히 느끼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IT를 통해서 어떻게 해결할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다가올 변화된 시대에 업계의 노력을 무엇이 있는지 다음 컬럼부터는 그러한 사례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자는 한메소프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등 IT 분야에서 비정형 데이터 관리와 일본 전문가로 활동하다 2019년에 와인과 IT의 결합을 주제로 (주)비닛 창업하여 서비스 준비 중인 스타트업 대표이다. WSET Level 2를 수료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양재혁 iihi@vin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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