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취(수잔 발라동)', 앙리 드 툴루즈-로트렉作 <사진=Wikimedia Commons>

우리는 보통 술을 마시고 난 다음에 생기는 불쾌감을 숙취라는 표현으로 묶어서 이야기하지만, 숙취(宿醉)란 말 그대로 전날 마신 술이 아침에 일어난 뒤까지 계속되는 취기와 불쾌감을 말한다.

국어사전에도 숙취란 ‘다음날까지 깨지 않는 취기’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면 술을 마신 후 4-5시간 뒤에 나타나는 두통, 구토 등의 불쾌감을 적절한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 하는지 애매하다.

일본에서는 이를 ‘악취(惡醉)’라는 단어로 표현하는데, 시간차에 의한 이 증상들의 원인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악취는 알코올이 분해될 때 생기는 중간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신경을 자극해 두통이나 메스꺼움, 구역질 등을 일으키는 불쾌한 증상을 말한다. 음주 후 혈중알코올농도는 한 시간 후에 최고치를 나타내지만, 아세트알데히드는 4-5시간 후에 최고 농도를 나타내며, 이때가 가장 악취로 시달릴 때다.

그리고 숙취는 말 그대로 자고난 뒤에 나타나는 불쾌한 증상으로 이때는 이미 아세트알데히드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벗어난 상태로서, 혈당치 저하가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악취나 숙취를 예방하려면 적게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감이나 꿀 등으로 당분과 비타민을 보충하고, 특히 비타민 B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위의 부담, 감각의 흥분 내지는 마비, 체액 전해질의 불균형, 탈수증상, 호르몬 분비 장애 등 여러 가지 증상이 한꺼번에 일어나 허탈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보충이 필요하다.

숙면과 목욕 그리고 한 잔의 와인이 당신의 슬픔을 덜어줄 수 있다.
-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중세 신학자)

▲ 김 준 철 원장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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