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노트 65번째 주인공 '압생트' <사진=Wikimedia Commons>

허브는 차(茶), 음식 그리고 에센셜 오일 정도의 용도로 사용하지만, 술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재료다. 그중 하나는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술로 알려진 허브 리큐어 ‘압생트(Absinthe)’다.

압생트는 높은 알코올 도수(45-74% ABV)를 가지고 있는 술로 쓴쑥/향쑥(Artemisia absinthium)의 꽃과 잎, 아니스(Anise), 스위트 페넬을 포함한 허브들을 사용해 만들었다. 식물을 사용한 자연적인 녹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음용법이 있는데 숟가락을 이용해 각설탕을 올리고 물을 떨어트려 녹여 마신다. 이를 ‘앱신티아나(Absinthiana)라고 말하는데 밑의 영상을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아는 압생트의 이미지는 ‘예술가들이 좋아한 술’이다. 대표적으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있다. 쓴쑥에 있는 투존(Thujone)이라는 성분이 신경에 영향을 주어 환각을 보게 된다는 주장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실제 이 의견이 힘을 실어 현재까지도 압생트가 환각 현상을 일으키는 술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닌데, 과도하게 쓴쑥에 있는 투존 성분을 섭취할 시 발작을 비롯해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조심해야 할 성분이지만 환각과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하지만 고흐가 살던 1800년대 후반에는 압생트의 알코올 도수가 최대 70%까지 달하는 것도 있었으므로 그만큼 위험성이 높았던 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예술가들이 좋아했던 술이라는 점도 일리 있는 말로 압생트는 사회 보수주의자들과 금주론자들에 의해 반발이 심했는데 이유는 보헤미안 문화와의 연관성이었다.

▲ Still Life with Absinthe, Van Gogh <사진=Wikimedia Commons>

실제로 1915년까지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금지되었는데 EU의 식음료법(투존은 35mg/L로 규정)에 채택되면서 1990년부터 다시 압생트의 생산 및 판매가 부활했고 현재까지 약 10여 개의 국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의 신선한 느낌을 주는 허브의 이미지와는 반대로 허브로 만든 리큐어인 압생트는 환각, 보헤미안, 독성 등 전혀 다른 이미지가 되었다. 비록 압생트를 다른 허브들과는 달리 건강에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허브의 고정 관념 색다른 시선의 관점이 되어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압생트 Fun Facts

▲ 압생트의 이미지가 나빠지게 되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사진=Pixabay>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술인 압생트가 현대에 와서 다른 주류들에 비해 잊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독성 문제도 있겠지만 와인과도 연관이 되어있다. 필록세라 때문에 유럽의 와인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을 무렵 대체품으로 전통적인 제조법에 어긋난 저급 압생트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되었는데 와인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압생트를 노동자들이 마시고 다양한 사고들이 발생해 이미지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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