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말라버린 포도 <사진=프랑스 농부연맹(FDSEA)>

와인전문매체 ‘디캔터’는 최근 프랑스 남부 지역의 기온이 45℃까지 올라가는 ‘폭염 사태’에 프랑스 관리들이 공중보건 경보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폭염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 특히 노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프랑스 당국은 현재 국가 시험을 연기시키고 공공건물에 ‘시원한 방(Cool Room)’이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프랑스 와인 업계 또한 작업 스케줄을 조정하며 대처하고 있다. ‘상파뉴 AR 르노블’의 와인메이커 겸 4세대 공동 소유주인 ‘앙투안 말라사뉴(Antoine Malassagne)’는 인터뷰를 통해 “포도원 내 팀원들은 동트기 전 이른 아침에 출발해 정오 전에 작업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샹파뉴 지방을 비롯해 부르고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7대째 와인 가업을 운영하고 있는 ‘도멘 페블레’의 ‘에르완 페블레(Erwan Faiveley)’는 오전 5시부터 늦어도 정오까지 작업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인 피로를 받고 있다고 밝혔으며, 프랑스 BFMTV는 현재 인근 샤블리 포도밭에 일하는 작업자들이 현 최악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최대 4시간 일찍 교대한다고 보도했다.

페블레는 “이번 폭염이 짧게 지나갈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포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으며 말라사뉴는 “7월부터 8월까지 폭염으로 인해 포도가 햇볕에 그을려 포도가 가지고 있는 수분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와인전문매체 마이닝겐와인비즈니스인터내셔널은 폭염 때문에 어린 포도들이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말라버렸다고 밝혔다.

프랑스 랑그도크루시용 지방의 포도 재배자이자 지역 농업회의소 회장인 ‘제롬 데스피(Jerome Despey)’는 지난 6월 28일, 그의 포도밭 기온이 48℃까지 오른 후 포도가 그을리기 시작해 다음 날 나뭇잎과 포도가 말라버렸다고 전했다.

▲ 데스피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피해 상황 <사진=Jerome Despey>

이번 폭염으로 인해 그가 약 1만 8천 평 면적에서 재배하고 있는 카리냥 포도 60~80%가 손실을 보았다. 카리냥은 랑그독 토착 품종으로 가뭄에 저항할 수 있는 품종으로 알려졌지만 엄청난 열은 피하지 못했다.

데스피는 “이번 폭염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예외적인 기후 사건”이라고 말하며 에로 지역의 포도원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론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 가르와 보클뤼즈 구역은 디디에 기욤 프랑스 농식품부 장관이 직접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론 지역 와인 협회 중 하나인 ‘인터 론’의 줄리앙 듀크루엣 기술전문가는 “포도와 잎이 푸르고 매우 연하고 민감한 시점에 폭염이 찾아왔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가기상청 ‘메테오 프랑스’에 따르면 앞으로 2주 동안 섭씨 30℃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으며,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7월 6일 오후 랑그도크루시용과 론 지역에 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의 기록적인 폭염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6월부터 7월에도 발생했으며, 지난 34년 동안 폭염이 찾아온 것이 과거보다 2배나 된다. 또한, 2050년에는 폭염 빈도가 또다시 2배가 될 것으로 예측되어 탄소 배출량 문제가 다시 한번 대두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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