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이번엔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뒤를 이었다.

하이트진로 측은 3년여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 발생한 것을 근거로 5월부터 소주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는 인기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의 출고가격을 1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 인상하였다.

다음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주경순) 물가감시센터에서 소주의 원가분석과 하이트진로의 손익현황 분석을 통해 ‘서민 소주’ 가격 인상의 정당성을 검토해 발표한 보도문 전문이다.

참이슬, 도수 0.2도 하락에 따라 10억 병 판매 시 9억원 원가 절감으로 추가 이득 - 도수 하락에 따른 추가 이익분, 시장 가격에 반영 대신 출고가 인상해와

소주의 주요 원재료 구성은 물, 주정, 첨가물이다. 흔히 ‘알코올 도수’라고 지칭하는 것은 주정이 전체 용량에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는 지난 2006년 19.8도에서 최근 17도로 도수를 낮추고 가격을 인상하였다. 도수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액을 추정한 결과, 주정의 양이 61.9ml에서 61.2ml로 0.7ml 줄어들고, 증가된 물의 가격을 제외하였을 시 소주의 원가가 0.9원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이트진로는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도수를 낮춤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누려왔지만, 이를 출고가에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한 해에 참이슬 후레쉬가 10억 병 판매된다고 가정할 때, 하이트진로는 이번 도수 하락으로 약 9억원의 비용을 절감하여 추가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도수하락에 따른 원가절감액 추정표, 주정가격은 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 상의 주정매입가격임. 생수가격은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 특별공사 감사보고서 참조(평균 판매단가 303.9원/L임)<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 소주가격단위 (원/360ml), 주정단위(원/리터), 도수단위(도)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하이트진로 맥주 영업손실분 200억 원, 소주 가격 인상으로 보전 의심돼
- 소주 업계 1위 출고가 인상으로 가격 도미노 현상 우려

국내 소주 시장의 점유율 순위는 하이트진로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롯데칠성음료와 무학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소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대비 2018년 영업이익률은 11.3%로 큰 변화 없이 지속하고 있다.

반면 맥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3.9%(289억), -2.9%(204억)의 손실을 기록하였다. 이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 하이트진로가 맥주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을 소주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또한, 2015년 말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가격을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 인상하였고,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뒤이어 출고가를 946.0원에서 1,007.0원으로 6.5% 인상하였다. 업계 1위 업체가 가격 인상을 주도하여 가격 동조 현상으로 2위, 3위 업체들이 연달아 인상하는 가격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는 바이다.

▲ 출처: 하이트진로 및 각사 사업보고서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하이트진로 배당성향, 코스닥 배당성향 보다 7배 높아

하이트진로의 배당성향은 2016년 130%, 2017년 300%, 2018년 224%로 코스피 배당성향이 34.9%, 코스닥 배당성향이 31.0%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배당금이 당기순이익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각각 1.3배, 3배, 2.2배로 조사되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누적된 원가상승요인으로 인해 가격인상을 단행하였다고 주장한 것이 무색하게 당기순이익보다 최대 3배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소주의 주 소비층인 서민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 주주의 이익만을 생각한 것으로 자칫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 하이트진로 배당현황(출처:사업보고서)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류업계, 주류세 개정 앞두고 가격 인상으로 선제 대응 하나
주류세 개편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해

지난달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이번엔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뒤를 이었다. 이는 올 8월 안에 개정될 주류세 개정을 앞두고, 주류 업계에서는 세법 개정 이전에 미리 가격인상을 단행해 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또한, 영업이익·원재료 비중 등 어떤 근거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세법 개정이후, 주류세가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되면 소주의 소비자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출고가격 인상과 주류세 개정으로 인한 인상효과까지 추가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당국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가중되지 않는 주류세 개정안을 내놓고, 관련 기업들이 개정 이후 정확히 세금의 인하분 혹은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할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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