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고기 맛과 흡사해 인기를 끌고 있는 임파서블 푸드의 '식물성 고기' <사진=임파서블 푸드>

‘유럽의회 농업위원회’가 채식 또는 비건 식품의 라벨과 제품 설명에, 전통적으로 고기와 관련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KATI농식품수출정보’에서 공개했다.

식물성 고기를 스테이크, 소시지, 에스칼로프, 버거 등에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번 법안은 다양한 찬반 논쟁을 야기하고 있는 상태다.

영국 채식주의 비영리단체인 ‘더 비건 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는 식물성 식품의 고기 명칭 사용 금지 조항은 ‘정확한 라벨링(Clear Labelling)’에 관한 EU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하며, 이는 유럽 시민들의 제품 사용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기본권 제한의 경우엔 반드시 비례의 원칙에 따라야 하며, 일반 이익의 목적에 부합해야 하는데 동 조항은 이러한 원칙에 위반된다고 말하고 있다.

▲ 임파서블 푸드가 최대 IT 전시회 'CES'에서 공개한 '임파서블 고기' <사진=임파서블 푸드 인스타그램>

단체의 담당 변호사인 ‘재닛 롤리(Jeanette Rowley)에 따르면, 이 법안은 다양성에 관한 EU 정책에 모순된다고 말하며, 소비자에게 음식에 대한 적절한 사용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식품 라벨링 법’을 인용하면서, 비건 식품의 고기 명칭 사용은 소비자들에게 식물기반 식품의 조리 및 사용법을 알려주는 정보 제공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익을 위한 금지 조항이 아니라 만일 이대로 시행된다면, 식품을 공급하는 모든 공·사적 단체들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어 사회 전반에 행정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러한 불합리한 고비용의 정책이 미칠 광범위한 사회적 영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는 입장이다.

▲ 현재 큰 성장을 보이며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 식물성 고기 <사진=Wikimedia Commons>

반면, 영국의 ‘육류 생산 협회’의 대변인은, 식물기반 식품을 설명하기 위해 고기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비건 협회의 주장에 반박했다. 대변인에 따르면, 핵심은 ‘정확한 라벨링’이라고 말하며, 가령, ‘고기 무첨가 미트볼’이라는 명칭으로 판매하는 것은, 제품에 고기가 함유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소비자를 호도하는 것이며, 고기 명칭을 제품의 제일 앞에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려는 판매자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초한 건강과 환경 및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유럽에서 비건 식품 시장이 강한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경쟁업체인 육류업체들이 견제에 나서면서 비건 식품에 고기 명칭을 금지하는 이른바 ‘금지 조항’이 EU에서 발의되어 유럽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로, 올 6월에 개회하는 유럽 의회에서 최종 통과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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