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차는 여름의 문턱 소만(小滿) 5월이 되었다.

이 무렵엔 모내기를 준비하며, 1년 중 가장 바쁘게 농사를 짓던 시절이며, 시원한 냉잇국을 해 먹어 농사의 노곤함을 씻기도 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즐거운 모임을 할 일이 많지만, 삼포세대라 불리는 요즘 현대인들에게는 어쩌면 다소 피곤한 행사로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잦은 외식과 형식적인 모임에 휴식을 취하려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어 5월 연휴기간동안 공항에 출국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스를 봤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좋다. 그러나 필자는 여름의 문턱, 5월 가족과 함께 요즘의 방식으로 제철음식을 곁들이며 질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고, 따뜻한 글귀가 담긴 책 한권과 와인한잔 곁들이며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추천하려 한다.

3월에서 5월까지 제철이며 축제가 열릴 만큼 지금 꼭 맛봐야하는 식재료인 주꾸미에 봄나물을 곁들인 요리이다. 타우린이 풍부한 영양만점 주꾸미는 피로회복에 좋다. 특히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저칼로리이면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다. 외식에 길들여진 요즘 현대인들의 고칼로리 위주 섭취 식단에 주꾸미는 좋은 제철 식재료라 하겠다.

▲ 논현동 주지육림의 봄나물 상큼 주꾸미

소만(小滿)인 이 절기에 조상들이 즐겨먹던, 냉이에 데친 달래, 미나리, 원추리, 콩나물, 레몬껍질을 곁들여 상큼한 간장베이스의 양념장을 부어 잘 데친 주꾸미를 곁들여 비타민이 가득 찬 상큼한 안주를 만들어 내었다.

봄나물은 다른 절기에 나오는 나물들에 비해 비타민과 단백질 칼슘이 많아 주꾸미와 함께 곁들이면 보양식이 된다.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는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바람이 많이 불어 피부가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 감기에도 잘 걸리는 시기에 이보다 질 좋은 영양식이 있으랴

간장과 식초 베이스의 이 양념장은 와인, 막걸리, 맥주, 증류주 그 어떠한 주류에도 잘 어울리는 고마운 안주가 되기도 한다.

필자가 가족과 모인 연휴일, 영양만점인 주꾸미 안주와 함께 곁들인 술은 경주 예인화원 와이너리에서 생산하고 있는 남산애 드라이와인이다.

▲ 예인화원 ‘남산애 드라이와인’

캠벨, MBA, 머루를 배합하여 생산한 남산애 와인은 늦게 수확 한 포도를 건조한 뒤 당도를 높여 맛과 색이 풍부하고 일체의 화학 첨가제 및 보존 제를 사용하지 않은 맑고 순수한 한국 와인이다.

떫은맛의 탄닌이 강하지 않고 순수한 포도 과실의 향이 매력적이며 기분 좋은 달달함이 인상적인 남산애 드라이와인은 떫은 레드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의 입맛을 사로잡기도 충분하고 해산물인 주꾸미지만 허브향이 다양하고 풍부하며 식감이 아삭한 봄나물과 함께 했을 때 어울림이 매우 훌륭하다.

곧 여름의 문턱이 지나가고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지친 몸의 원기를 채우는 제철 식재료로 건강도 지키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생산하는 한국와인 한잔 즐기며 지금의 절기의 여유를 보내며 작정(作定)하고 수작(酬酌)질해보기를.
 

소믈리에타임즈 김소희 칼럼니스트 jujiyugr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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