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비어스타일링

“맥주에도 꽃이 들어간다고요? 2부”

지난 시간에는 맥주의 꽃이라는 불리는 홉이 어떤 특징을 지닌 꽃인지와 맥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는데요. 홉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구독자분들의 의견이 있어 이번 시간에는 맥주를 더 맛있게 음미할 수 있게 도와줄 홉의 맛과 향에 대한 세 가지 주요 특징을 먼저 소개한 후 다음 시간에 원산지별 홉의 특징과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맥주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향미에도 밝은 성격과 어두운 성격이 있다

▲ 향미에도 밝은 성격과 어두운 성격이 있다. <사진=yakimachief.com>

맛과 향에도 밝기가 있다는 표현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시죠. 입안에서 경쾌하게 맛이 즉흥적으로 드러나는 향미가 밝은 성격이라면, 깊이가 있고 맛이 서서히 드러나는 향미가 어두운 성격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지 않을까 합니다. 홉의 향미에는 꽃향과 과실 향은 밝은 성격도 있고 흙 향, 나무 향, 허브 향은 무거운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분에 따라 밝은 맥주 또는 어두운 맥주를 골라 마셔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맥주의 발란스는 홉의 쓴맛이 잡아준다

맥주의 발란스는 주로 맥아 맛과 홉의 맛 중에 어떤 것이 더 지배적인지로 기준을 잡습니다. 맥아 중심의 맥주는 달달함과 다양한 맥아의 향미가 지배적이며, 홉 중심의 맥주는 쓴맛과 홉의 향미가 지배적입니다. 이렇게 홉은 맥주의 맥주 맛의 발란스를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중요상식 : 특히 크래프트 맥주를 고를 때 “IBU “라는 단어를 메뉴판에서 많이 접하게 될 텐데요. IBU는 International Bittering Unit의 줄임 표현으로 쉽게 말해, 쓴맛을 나타내는 수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에게 맞는 쓴맛의 기준을 잡을 때 알고 있으면 좋겠죠?

홉의 종류에 따라 향미와 세기도 다른다.

▲ 홉의 종류에 따라 향미와 세기도 다른다. <사진=yakimachief.com>

꽃에도 코스모스처럼 향이 부족한 꽃과 아카시아처럼 향이 강한 종류가 있듯 홉 또한 향을 풍부하게 지닌 종과 향을 부족하게 지닌 종이 있습니다. 이처럼 홉의 종류에 따라 특유의 향도 다르고 그 향의 세기도 다릅니다. 나에게 맞는 향수를 찾아보는 것처럼 나에게 맞는 맥주의 향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홉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맥주를 특별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홉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두가지 맥주 스타일 소개>

강렬한 쌉사름함 VS 주스 같은 과실맛

두 가지 스타일 모두 “홉을 때려 넣었다”, ”홉을 쏟아부었다”는 강한 표현을 쓰는 스타일입니다.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West Coast Style IPA'는 기본적인 IPA의 기준보다 더 강렬한 홉의 쌉사름한맛이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쌉사름함을 선호하는 매니아 층에게 사랑받는 스타일입니다.

국내 양조장인 '더랜치 브루잉(The Ranch Brewing)'의 '빅필드(big Field) IPA'를 추천합니다. 사실 이 스타일은 한국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홉의 쌉사름함이 지닌 공격성은 유지하되 깔끔한 청량감과 홉의 풍부한 향미로 쓴맛을 기분 날려주는 최고의 발란스를 지닌 맥주입니다.

▲ 더랜치 브루잉(The Ranch Brewing)의 빅필드(big Field) IPA <사진= 더랜치 브루잉>

미국의 동북부 'New England' 지역을 대표하는 'Hazy & Juicy(New England) Style'은 홉의 쓴맛을 줄여 음용성을 끌어 올리고 홉이 가진 폭발적인 향미를 부드러운 주스처럼 느낄 수 있어 일명 홉 주스라고 불립니다.

국내 양조장인 '미스터리 브루잉(Mysterlee Brewing)'의 미스터 그린을 추천합니다. 양조하는 시기마다 다른 홉을 사용하여 각기 다른 홉 고유의 향미를 주스처럼 즐길 수 있는 맥주입니다.

▲ 미스터리 브루잉(Mysterlee Brewing)의 미스터 그린 <사진=미스터리브루잉>
▲ 국제공인맥주전문가 추덕승

국제공인맥주 전문자격증인 '써티파이드 씨서론'을 보유한 추덕승 칼럼니스트는 맥주 산업, 문화, 교육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맥주를 마시는 즐겁고 맛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강연가로도 유명하다.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맥주 도시와 양조장을 탐험하며 트렌드를 연구하고 대중들이 더 쉽고 흥미롭게 맥주를 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추덕승 칼럼니스트 beerpr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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