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은 유엔총회(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에서 선포한 세계 물의 날(World Day for Water)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리우 회의 ‘환경 및 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UNCE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의 '의제 21(Agenda 21)'에서 최초로 제안되었고, 1993년 제1회 세계 물의 날(World Day for Water) 이후 현재까지 지속해왔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협회장 경희대 고재윤 교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먹는샘물∙정수기 품평회’를 3월 8일 개최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먹는샘물 66종과 정수기 5종을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평가했다.

▲ 2019 제4회 ‘물의 날’ 먹는 샘물 · 정수기 물맛 품평회 단체사진 <사진=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심사위원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고재윤 협회장을 비롯해 이제훈 워터소믈리에(비스타 워커힐 호텔&리조트), 김하늘 워터소믈리에(필자, ㈜더좋은물), 이선영 워터소믈리에(워터인사이드), 박채원 워터소믈리에(경희대 박사), 정지현 워터소믈리에 등 6인이었다.

품평회는 작년까지 국내스틸, 해외스틸, 국내탄산수, 해외탄산수 총 4개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했지만, 올해 품평회부터는 해양심층수 부문과 정수기 부문이 추가됐다. 국내 해양심층수는 국내 광천수와 생산 방식이 다르고 미네랄 함량이 높아 국내 스틸 부문과 평가를 분리하였다.

해양심층수 부문은 천년동안 베이비워터(강원심층수)가 80점으로 1등에 차지했고, 지난 2년 연속 국내스틸부문 1위를 했던 딥스블루는 아쉽게 2등을 자리했다. 해양심층수는 경도가 높을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1등한 천년동안 베이비워터는 경도가 160mg/L이고, 2등한 딥스블루는 경도가 150mg/L이다. 다음 순위 해양심층수들은 경도가 80~100mg/L 사이에 속했다.

국내스틸부문은 한진 제주퓨어워터 디어베이비와 아워홈 지리산수, 이마트 블루가 79점으로 1등을 차지했다. 총 18종 11종이 77점~79점에 포진해 각축을 보였다. 가장 점수가 낮았던 먹는샘물은 640M 봉평샘물(75점), 강원평창수(74점), 동원샘물(74점)이었다. 오존처리한 먹는샘물들이 점수가 낮다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점수가 낮은 물들은 모두 오존처리한 먹는샘물이었다.

해외스틸부문은 피지워터(피지)와 코나딥(미국)이 8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모두다 태평양 지역을 수원으로 한 물로 유럽보다는 거리가 가까운 물이다. 2위를 차지한 이찌후지(일본), 하와이워터(미국) 또한 태평양 지대에 속한다. 지금까지 국내에 프리미엄 워터로 소개됐던 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노르웨이 먹는샘물들은 먼 곳부터 유통되며 컨디션이 떨어졌는지 아쉽게 최고 점수를 획득하지 못해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다만 유리병에 병입된 에비앙 글라스(프랑스, 동서 수입)는 홀로 유럽권에서 상위권(2등)에 속했는데, 유리병에 보관되어 장기간 유통중에도 퀄리티를 유지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1등과 2등을 차지한 피지와 코나딥은 경도는 100mg/L이하, 총용존고형물 TDS(Total Dissolved Solids)이 각각 223mg/L, 250mg/L으로 적당한 미네랄을 함유했다.

▲ 2019 제4회 ‘물의 날’ 먹는 샘물 · 정수기 물맛 품평회 평가모습 <사진=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국내탄산수부문은 초정탄산수가 73점으로 다른 탄산수(66점~68점)와 비교해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1등을 지켰다.

해외탄산수부문은 그리스의 도비아가 76점으로 1등을, 스페인의 마그마가 74점으로 2등을 차지했다. 세계 10대 생수에 속한 이탈리아의 산펠레그리노는 73점으로 3등을, 이탈리아의 페라렐레와 독일의 게롤슈타이너 스프루델은 72점으로 4등에 자리했고, 프랑스의 페리에는 65점으로 최하위에 위치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탄산수에 비해 빛을 보지 못했던 그리스(1등 도비아, 3등 샤로티)와 스페인(2등 마그마, 3등 비치 카탈란) 탄산수들이 상위권에 오르며 해외탄산수의 새 지평을 열었다.

정수기부문은 필터의 사용률에 따라 1차(새 필터, 1월 31일), 2차(필터 50% 사용, 2월 12일), 3차(필터 100% 사용, 3월 8일)에 걸쳐 진행됐으며, 정수기 업체 협조하에 정수기를 설치하고, 관계자들 참관하에 평가를 진행했다. 쿠쿠는 인앤아웃 안심직수 CP-PS011, SK매직은 직수얼음정수기 WPU I200, LG퓨리케어는 WD302AW 직수정수기, 청호나이스는 CHP-4030S 냉온정수기, 코웨이는 CHP-6310L로 평가를 받았다. 종합 평가 결과 코웨이가 79점으로 1등, 쿠쿠가 78점으로 2등, SK매직과 LG퓨리케어가 77점으로 4등, 청호나이스가 76점으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정수기는 필터 성능뿐만 아니라 물을 통과하는 물 접촉 부품 모두가 물맛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수기 물맛 테이스팅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는데 작년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년 연속 정수기 부문 1위를 한 코웨이는 최근 물맛연구소도 신설하여 정수기 물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물맛까지 신경쓰는 노력을 보였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할 때 물맛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수원지, 미네랄 함량뿐만 아니라 병입과정, 유통과정, 보관까지 아주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좋은 물도 어떤 유통 파트너를 만나느냐, 어떤 소매점을 통하느냐에 따라 물맛이 달라질 수 있다. 프리미엄 워터라면 병입되는 과정부터 소비자가 마실 때까지 전 과정에서 프리미엄 워터답게 유통∙보관해야 그 가치를 지킬 수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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