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번째 비어스타일링

겨울에 마시면 좋은 뜨끈한 힐링 맥주, 와인으로 유명한? 영국

영국이 와인으로 유명하다니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로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등은 많이 들어 보셨겠지만 영국이 와인이 유명하다는 말은 생소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맥주 스타일을 알려준다면서 왜 와인 이야기를 꺼낼까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영국을 꺼낸 이유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 아닌 영국에서 보리로 만든 와인때문입니다. 보리로 와인을 만든다는 건 처음 들어 보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정확히 말하자면 와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맥주인데요. 와인과 비슷하게 도수가 높고 와인처럼 깊은 풍미를 가진 맥아의 향미를 느낄 수 있어 발리 와인(Barley Wine)이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도수도 높고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니 겨울에 즐기기 더할 나위없이 좋은 윈터워머(Winter Warmer) 아닐까요? 영국에는 발리 와인 외에도 겨울에 즐기기 좋은 도수 높고 풍미 좋은 맥주가 많기로 유명한데요. 영국의 맥주를 마시며 겨울을 즐기는 멋쟁이 신사, 숙녀분이 되어 볼까요?

"Strong 찾기"

맥주에서 “Strong” 이라는 단어는 도수가 높다는 뜻입니다. 대략 8도 이상의 도수를 지닌 맥주에 Strong 이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이처럼 Strong이란 어휘는 하나의 스타일을 지칭하기 보다 하나의 대분류 카테고리로 도수가 높은 맥주들을 포괄할 때 사용됩니다.

British Strong Ale의 매력 포인트를 설명 드리면, 입안에서 무거운 느낌을 주는 바디감과 풍부한 맥아의 풍미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도수를 말랑 말랑하게 눌러주어 발란스 잡힌 윈터 워머를 즐기기에 이만한 맥주가 없습니다. 또한 영국식 효모 특유의 발효 향미인 과실향이 중간 중간 입안을 채워주어 깊은 맥아의 향미와 조화를 이루고 풍미를 더욱 올려 주어 맛의 세계가 더욱 다양해 지는 재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 Fuller’s Vintage Series 2014, 풀러스 빈티지 에일 <사진=fullers.co.uk>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British Strong Ale 스타일이며 년도별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어 꼭 두 병 이상씩 챙겨 두는 맥주입니다.

“Barley Wine 찾기”

위에서 안내 드린 바와 같이, 포도로 만든 와인이 아닌 보리로 만든 맥주이며 와인처럼 높은 도수와 맥아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어 발리 와인(Barley Wine)으로 불렸습니다.

재미있는 추정설로는 17 ~ 18세기 영국와 프랑스가 잦은 전쟁으로 인해 적대관계에 있던 시절에 영국 상류층에서는 애국심의 일환으로 클라레(claret)라는 프랑스의 와인을 소비하지 않고 맥주를 마시는데서 유래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발리와인은 카라멜, 견과류, 말린 과일 등과 같은 깊으면서도 다양한 맥아의 풍미를 쫀득 쫀득하게 그리고 입안에 착착 감기는 질감으로 기분좋게 마시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맥주입니다. 다만 도수가 8도 ~12도로 높은 도수를 지녔으니 조금씩 여유롭게 드시는 것을 권합니다. 방심하는 순간 어느새 취했는지 알지도 못하게 좋은 맥주입니다.

▲ Fuller’s Golden Pride 풀러스 골든 프라이드 <사진=fullers.co.uk>

“OLD ALE 찾기”

올드하다는 표현은 왠지 ‘뒤쳐진다’라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요. 맥주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몇백년이 흘러도 계속 듣는 클래식 음악과 같다고 할까요? 계속 찾게 되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OLD라는 표현은 숙성된 맥주라고 알려주는 어휘인데요. 기본적인 풍미는 브리티쉬 스트롱 에일과 비슷하나 보통 1년 또는 그 이상 나무통에서 숙성되어 나무의 향과 통에 남아있던 자연 효모들로 인해 생기는 약간의 쿰쿰한 발효향이 이색적인 향미를 더해 줍니다. 숙성되는 시간에 따라 다른 맛과 향을 선물해주는 OLD ALE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저에게 올드 에일은 오랜 겨울을 함께한 OLD Friend 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 northcoastbrewing, Old Stock Ale 노스코스트브루잉 올드스톡에일 <사진=northcoastbrewing.com>

▲ 국제공인맥주전문가  추덕승

국제공인맥주 전문자격증인 '써티파이드 씨서론'을 보유한 추덕승 칼럼니스트는 맥주 산업, 문화, 교육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맥주를 마시는 즐겁고 맛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강연가로도 유명하다.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맥주 도시와 양조장을 탐험하며 트렌드를 연구하고 대중들이 더 쉽고 흥미롭게 맥주를 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추덕승 칼럼니스트 beerpr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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