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비어스타일링

함께 기억하는 맛은 오래간다. 그리고 사람도 맥주도 자주 생각난다.

“오늘 한잔 어때?” 요즘 이 말을 듣기도 어렵고 먼저 건네기도 쉽지가 않죠. 저 또한 전화 또는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어떤 맥주가 좋을지 물어보는 지인분들과 친구들의 연락은 많지만, 만남을 통해 맥주 한잔을 같이 나누는 자리는 줄어들고 있더라고요.

맥주전문가로서 저만의 습관은 사람들과 만남을 가질 때 꼭 좋아하는 맥주가 무엇인지 또는 좋아할 만한 맥주가 무엇인지 적어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해에 사람들과 만남을 가질 때 맥주를 선물합니다. 그리고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때 그 맥주 좋았다. 좋은 맥주 알게 해주어서 고맙고 맥주를 보며 네 생각도 난다’ 라는 연락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그리고 또 좋은 맥주를 추천해 달라고 하고 조만간 한잔 하러 가자는 반가운 연락도 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기억은 오감과 연결된 기억이 아닐까 합니다. 특별한 경험과 연결된 음악을 들으면 그때의 감정, 공간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죠. 선물했던 맥주는 사람들과 저를 이런 특별한 오감의 경험으로 묶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 거죠. 이처럼 자신이 마시는 맥주에 이야기가 덧붙으면 그 맥주가 훨씬 더 많은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여러분도 맥주를 통해 맛과 향으로 기억되는 관계의 의미를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서 시작하는 두 번째 비어스타일링은 선물로 좋은 맥주 스타일입니다.

우리는 대표적으로 5가지 맛을 감지할 수 있는데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입니다. 이번 스타일링에서는 감칠맛을 제외한 4가지 맛을 주제로 대표적인 맥주의 스타일을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감칠맛은 다소 복잡한 이론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에 주제를 잡고 쉽게 풀어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나와 있는 스타일 설명을 참고하시어 맥주 라벨을 보고 고르신다면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1. 달콤한 선물: Marzen, Oktoberfest, Belgian Dubbel, Belgian Tripel, Belgian Gloden Strong ale
  • 추천 맥주: Duvel 듀벨, 스타일: 벨지안 골든 스트롱, 특징: 달콤한 첫맛과 벨기에 효모 특유의 발효향이 매력적이며 청량감이 높고 깔끔한 끝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들과 페어링하기 좋습니다.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습니다.
▲ Duvel <사진=Duvel>
  1. 새콤함 선물: Lambic, Gueuze, Fruit Lambic, Berliner Weisse, Fldanders Red Ale, Oud Bruin
  • 추천 맥주: 설레임, 스타일: 싸우어 에일, 특징: 싸우어 에일은 특유의 신맛과 쿰쿰한 발효향 때문에 맥주를 마시는 매니아 중에서도 고수들이 즐기는 맥주로 유명한데요. 이 맥주는 한잔의 레몬 에이드 같은 과실의 상큼한 신맛을 지니고 있어 누구든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싸우어 에일입니다. 주류 전문 바틀샵이나 가까운 크래프트 펍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 Wild Wave Surleim <사진=와일드웨이브>
  1. 쌉사름한 선물: Pale Ale, IPA, ESB, American Porter, American Stout
  • 추천 맥주: 씨에라네바다 페일에일, 스타일: 아메리칸 페일에일, 특징: 미국식 홉(맥주에 향과 쓴맛을 주는 원재료)이 가진 상큼한 귤과의 과실향과 기분 좋은 쌉사름한 끝 맛으로 여러 잔 계속 마시기 좋은 맥주입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가 성장하는데 원동력이 된 맥주이니 더욱 매력적이죠.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Sierra Nevada Pale Ale <사진=sierranevada.com>
  1. 짭짤한 선물: Gose
  • 추천 맥주: Original Ritterguts Gose 오리지널 리터 구츠, 스타일: 고제, 특징: 맥주에 짠맛이 있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강한 짠맛이 아닌 입맛을 돋워주는 수준의 짭짤한 맛입니다. 새콤한 맛에 짭짤한 맛이 더해져 갈증이 날 때나 식전에 입맛을 돋워줄 때 마시기 좋은 맥주이기도 합니다. 주류 전문 바틀샵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 Original Ritterguts Gose <사진=leipziger-gose.com>

▲ 글쓴이, 국제공인맥주전문가 추덕승

국제공인맥주 전문자격증인 '써티파이드 씨서론'을 보유한 추덕승 칼럼니스트는 맥주 산업, 문화, 교육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맥주를 마시는 즐겁고 맛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강연가로도 유명하다.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맥주 도시와 양조장을 탐험하며 트렌드를 연구하고 대중들이 더 쉽고 흥미롭게 맥주를 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추덕승 칼럼니스트 beerpr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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