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에서는 고령자와 단백질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고령자에게 있어서 단백질의 섭취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저 제공한다고 해서 먹을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탄수화물인 밥의 섭취량을 줄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하루 고작 쌀 200g도 먹지 않는데 어떻게 이 모든 이유가 다 밥일까? 필자의 의견과 같은 전문가들을 찾아볼 수밖에 없다. 그러던 중 ‘40세부터는 식습관 바꿔야 산다. (저자-와타요 다카오/전 일본 치바대학 임상교수)라는 책을 접했다.

“40세부터는 ‘탄수화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라는 내용이다. 우리도 이제부터 밥과 좀 더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책의 내용 일부를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한다.

다이어트하는 사람 중에서는 극단적으로 밥과 빵에 전혀 먹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확실히 체중이 줄거나 체지방이 감소해 배가 들어가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매력이 있다. 당은 뇌와 몸의 최대 에너지원이지만, 최근 당질(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아도 체내 지방에서 케톤체(Ketone Body)라는 대체 에너지원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당질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당질을 섭취하지 않고 단기간에 급격하게 체중을 줄이면 몸은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의 단백질로도 당을 만들어 버리기에 근육량이 줄어 기초대사가 떨어지게 된다. 근육량이 감소한 만큼 체지방으로 대체된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혈당치 조절을 위한 당질 제한도 섭취량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인 밥을 제한해 버리면 특히, 여성은 달콤한 간식을 끊기 어려울 수 있다. 밥을 제한하면 공복을 쉽게 느껴 케이크와 같은 달콤한 디저트에 손이 가게 된다. 이런 음식에 들어있는 설탕은 혈당치를 급격하게 끌어 올린다. 급상승한 혈당치는 인슐린의 대량 분비를 초래하고 그 후 당 수치가 급강하한다. 그러면 다시 저혈당 상태에 빠지고 뇌는 굶주림으로 착각해 더욱 당분을 원하게 된다.

설탕을 섭취하면 ‘쾌락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이 방출되어 뇌가 쾌감을 느낀다. 이 쾌감을 얻기 위해 중독처럼 점점 단 음식을 원하게 된다. 이것이 달콤한 간식을 먹게 되는 이유다.

간식이 먹고 싶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원래 식사로 섭취해야 할 탄수화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해서 영양성분표를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

한 끼에 밥 한 공기만 먹으도 충분하다. 탄수화물을 과잉섭취하면 확실히 건강에 해롭지만 그렇다고 밥을 먹지 않는 것은 오히려 더 좋지 못하다.

다음은 다이어트하는 여성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용이다.

밥을 잘 먹는 사람은 변비에 걸리지 않는다.

흰 쌀은 정말 ‘백해무익’할까? 장수국가로 손꼽히는 일본은 어째서 매일 매 끼닌 흰쌀밥을 먹는 것일까?

세계적인 주식으로는 쌀, 보리, 옥수수 등의 곡물과 감자류를 들 수 있는데 이들 식자재의 주요성분은 전분이다. 생명 활동을 담당하는 약 60조에서 100조에 이르는 세포는 대부분 포도당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전분은 그 포도당의 집합체다. 곡물 중 쌀 (흰쌀, 현미)는 에너지 공급원으로 가장 뛰어난 식자재다.

이 밥에는 변비를 예방하고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한 끼에 밥을 한 공기가 조금 안 되게 먹은 그룹과 1.5 공기 정도 먹은 그룹을 비교해 보았더니 좀 더 많이 먹은 그룹에서는 변비가 40%나 적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밥, 된장국, 대두 제품이 많은 전통식단이 육류나 유지류가 많은 서구형 식단보다 변비에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것은 전분이 식이섬유의 수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게 있기 때문이다. 변비 해소법의 하나가 수분 섭취이지만, 물을 마셔도 대부분 위나 소장에서 흡수되고 대장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하지만 밥은 수분을 보유한 채로 대장에 도달해 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그렇다면 밥을 먹는다면 어느 정도까지가 괜찮을까?

일본의 후생노동성과 농림수산성은 우리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에 해당하는 정부기관이다. 이 두 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한 [식사 밸런스 가이드]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잠깐 살펴보자.

▲ 식사 밸런스 가이드 <출처-일본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표를 설명하면 성인 남성의 경우 주식으로 하루에 약 밥 5~7개를 섭취해야 한다는 가이드로, 만약 활동량이 많을 경우 7~8개를 섭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말하는 밥 1개란 우리의 밥 반 공기에 해당하는 양으로 170kcal 정도 되는 양이다. 우리가 먹는 밥 한 공기는 200g(300kcal)이다. 즉석 밥 하나가 이정도 양이다.

넉넉하게 하루 밥 3공기를 먹어도 충분하며,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즉석 밥 중에서도 큰 공기로 3끼를 먹어도 된다. 균형 있는 식사를 위해서는 충분히 밥 3공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 케톤체 : 케톤체(ketone bodies)는 아세톤(acetone), 아세토아세트산(acetoacetate) 및 D-β-하이드록시부티르산(D-β-hydroxybutyrate) 등 3가지 물질의 총칭이다. 포도당이 고갈된 상태에서 지방산이 연소할 때 간에서는 케톤체라는 물질이 생성된다. 케톤체는 뇌에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해 간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포도당이 고갈될 때 뇌를 위해서 간에서 지방산을 분해하여 케톤체를 생성한다.

* 연구 보고 출처 : 동경대대학원 의학계연구과 공공건강의학전공 사사키사토시 교수 [식생활과 기능성변비의 관계] – 2008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rition

* 식사 밸런스 가이드 : 바람직한 식생활을 알리기 위해 [식생활지침]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낸 것으로 하루에 [무엇을], [얼마나] 먹으면 좋은지를 알기 쉽게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과 농림수산성이 공동으로 2005년 6월에 책정했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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