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의 소비자들은 나만을 위한, 뭔가 더 특별함이 있는 것에 투자하고 구매하고 있다. 루이비통, 샤넬, 페라리, 벤츠, 태그호이어 등 이런 명품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소장 가치가 있는 특별한 아이템이나 이야기가 있는 제품에 더 호기심을 갖고 접근한다. 거기에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라면 더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애플이 리미티드 에디션 아이폰을 출시한다고 하면, 전 세계의 아이폰 유저들은 어떨까? 대형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에서 한정판 머그컵과 스페셜티를 판매한다면? 또는, 방탄소년단이 팬들을 위한 음반을 5천 장만을 발매한다면, 그 음반의 희소가치는 엄청날 것이다. 

▲ 전세계의 프리미엄 와인들 <사진=Pixabay>

와인에도 그런 와인들이 존재한다. 와인계의 명품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Domaine de la lomanee conti)와 같은 그랑 크뤼(Grand Cru) 와인, 보르도(Bordeaux)의 5대 샤또 또는 그랑 크뤼 클라세(Grand Cru Classe) 와인, 샹파뉴(Champagne)의 샴페인, 론(Rhone), 이태리 피에몬테(Piemonte)의 왕 바롤로(Barolo) 등 전 세계의 프리미엄 퀄리티를 지향하는 아이콘 와인, 프리미엄 와인들이 이에 포함된다.

컬트 와인을 말하다

그중 미국에서도 1990년대 초 애초에는 없던 독특한 이름의 컬트(Cult) 와인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추종할만큼 또는 요새 말로 '덕후'가 될 만큼의 매력적인 와인이라는 것을 의미하듯 말이다. 컬트(Cult) 와인은 부티크(Boutique) 와인이라고도 불리며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을 주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어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스타일이라 소개되기도 한다. 제조과정이 우수해서 품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소량 생산을 해야 하며, 예약 리스트를 받아 선금을 받고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예약조차 불가한 와인들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Napa Valley)의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 할란 이스테이트(Harlan Estatae), 셰이퍼(Shaper), 시네 콰넌(Cine Qua Non) 등이 있으며, 그런 가운데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또 다른 지역 워싱턴주(Washington States)의 컬트 와인과 와인메이커를 소개한다.

워싱턴주(Washington States) 와인의 선구자, 밥 베츠(Bob Betz) MW

▲ 미국 최초의 MW 밥 베츠(Bob Betz) <사진=비니더스 코리아>

원래 의학도였던 그는 1970년 그의 아내 캐시(Cathy)와 함께 수년간 유럽의 전통적인 와인산지를 여행하면서 와인메이킹에 대한 뜻을 세웠다. 그리고 와인 유학 후 1984년, 1960년대부터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워싱턴주(Washinton States) 와인의 선두에 있는 샤또 생미셸(Chateau Ste.Michelle)의 수석 와인메이커로 임명되면서 와이너리가 전 세계적인 와이너리로 발돋움하는 데에 큰 공헌을 하였고, 워싱턴주가 와이너리가 적었던 시절부터 와인 메이킹을 시작해 지금의 미국 내 2위의 와인 생산 지역이 되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그는 IMW(The Institute Master of Wine - 영국 Master of Wine 인증기관)에서 미국인 최초로 와인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마스터 오브 와인(MW)으로 선정되었다. 전 과목 최고의 성적을 낸 응시생에게만 주어지는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상과 포도원 경작에 관한 최고 성적자에게 수여하는 빌라 마리아(Villa Maria)상을 동시에 수상한 유일무이한 와인 마스터로도 유명하다.

워싱턴주의 프리미엄 컬트와인, "베츠(BETZ FAMILY WINERY)"

▲ JW메리어트 동대문 BLT 스테이크에서 진행된 베츠(Betz) 디너의 와인들 <사진=도윤 기자>

베츠 패밀리 와이너리(BETZ FAMILY WINERY)는 밥 베츠(Bob Betz)가 1994년 워싱턴주(Washington States) 우딘빌(Woodinvlle) 지역에 세운 와이너리다.

▲ 미국 워싱턴주(Washington Satates) 컬럼비아 밸리(Columbia Valley) <사진=Pixabay>

워싱턴주는 미국 와인 생산량 2위의 지역으로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 위도 사이에 위치하며, 워싱턴주내의 반사막 지대인 동부에서 주로 포도를 재배한다. 한 여름에는 매일 17시간의 햇볕이 비추고 밤은 매우 추워 일교차가 매우 크다. 그렇기 때문에 포도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잘 무르익으면서도 저녁의 차가운 기운으로 산도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여름과 가을엔 강수량이 적어서 관개가 필수인 지역이고도 하며 다양한 지형을 가진 곳이라 다양한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 워싱턴주(Washington States)의 AVA <사진=비니더스 코리아>

베츠(Betz)의 와인은 그 중 컬럼비아 밸리(Columbia Valley)에 속해 있는 야키마 밸리(Yakima Valley AVA), 레드 마운틴(Red Mountain AVA), 홀스 헤븐 힐(Horse Heaven Hills AVA), 왈라 왈라(Walla Walla AVA) 지역에서 나온 포도를 사용한다.  

그들의 개성이 담긴 양조기술과 블렌딩으로 보르도(Bordeaux)와 론(Rhone) 스타일의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었으며, 매년 소량, 한정 생산되기 때문에 베츠 패밀리 회원들에 한해 예약제로 판매되고 있다. 2014년에는 그가 만들어낸 역작, 페레 드 파밀리에(pere de famille)가 와인 앤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와인 중 6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매해 빈티지별로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포인트 90점대 중반을 받았다.

베츠 베졸레일(Betz Besoleil) 2013

▲ 베츠 베졸레일(Betz Besoleil) 2013 <사진=도윤 기자>

그르나슈(Grenache) 49%, 시라(Syrah) 20%, 쌩소(Cinsault) 16%, 무르베드르(mourvedre) 9%, 꾸누아즈(Counoise) 6%를 블렌딩한 프랑스 론(Rhone) 스타일의 와인이다.

복합적이고 우아한 붉은 과실류와 와일드 허브가 입 안에서 어우러지고 부드러운 텍스처와 탄탄한 구조감을 지녔으며, 10년에서 12년 정도까지 숙성 잠재력이 있다.

베츠 뀌베 프랑젱(Betz Cuvee Frangin) 2013

▲ 베츠 뀌베 프랑젱(Betz Cuvee Frangin) 2013 <사진=도윤 기자>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메를로(Merlot), 시라(syrah)를 블렌딩한 보르도(Bordeaux) 스타일의 와인이다. 잘 익은 블랙베리, 바이올렛, 다양한 허브 느낌의 아로마에 우아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끌로 드 베츠 보르도 블렌드(Clos de Betz Bordeaux Blend) 2012

▲ 끌로 드 베츠 보르도 블렌드(Clos de Betz Bordeaux Blend) 2012 <사진=도윤 기자>

메를로(Merlot) 67%,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27%, 쁘디 베르도(Petit Verdot) 6%를 블렌딩했다. 검은 자두와 허브, 나무, 스파이시한 아로마들이 풍부하게 다가오며, 입안에서의 질감은 매우 부드럽고 우아하다.

페라 드 파밀리에(Pere de Famille) 2012

▲ 페라 드 파밀리에(Pere de Famille) <사진=비니더스 코리아>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85%, 메를로(merlot) 6%,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4%를 블렌딩한  보르도(Bordeaux) 스타일로 붉은 과실향과 블랙 체리, 블랙 커런트, 흙, 허브 등의 아로마와 미네랄이 돋보이며 파워풀한 탄닌과 바디를 지닌 와인이다. 지금 마시기에도 좋으며 장기숙성도 2026년까지 가능하다.

▲ (왼쪽부터)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의 총괄 정하봉 소믈리에와 도윤 기자, 베츠(Betz) 와이너리의 부수석 와인메이커&세일즈 디렉터 팀 스텐키(Tim Steinke)와 비니더스코리아 전재완 대표님 <사진=도윤 기자>

지난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BLT 스테이크에서 진행된 베츠 패밀리 와이너리(BETZ Family Winery) 와인 디너에서 팀 스텐키(Tim Steinke) 부수석 와인 메이커&세일즈 디렉터는 “베츠의 와인을 맛보고 소장하기 위해 회원이 되지만 한정된 와인 수량 때문에 늘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밥 베츠(Bob Betz) 와인을 찾는 이유는 최상의 품질의 와인임과 동시에 밥 베츠는 미국의 마스터 오브 와인(MW) 중 유일한 와인 메이커이며, 샤또 생 미셸을 세계적인 와이너리로 키워낸 자타공인 워싱턴을 비롯한 전 세계 와인 메이커들의 정신적 지주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베츠 디너 <사진=도윤 기자>

전에는 없던 컬트 와인. 훌륭한 마케팅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맛과 스토리텔링, 한 세대의 뛰어난 와인메이커이며, 마스터 오브 와인(MW)의 MW 와인이라면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와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도윤 기자는 와인과 술에 관한 문화를 탐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 '와인톡톡의 Life&Style'과 인스타그램 @winetoktok을 운영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도윤기자 winetoktok@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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